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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경제 위기의 역사(2) : 1997년 외환위기 원인, IMF와 구조조정
    경제 기초 2024. 3. 31. 22:58

    한국의 경제 위기의 역사(2) : 1997년 외환위기 원인, IMF와 구조조정
    외환 위기

    1997년 외환위기 원인

    국민 경제가 대외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달러를 비축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의 총액을 ‘외환보유액’이라고 합니다. 기업이나 금융 기관은 해외와의 무역거래에서 적자가 지속되면 현재의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외채를 계속 더 빌리게 됩니다. 대외 채권에서 대외 채무를 뺀 값을 ‘순대외채무’라고 하는데 이 순대외채무가 커지면 커질수록 외국에서 진 빚이 그만큼 많이 쌓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채가 점점 쌓여가다가 해외 거래처에 빚을 갚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빠지면 이 빚을 정부가 대신 갚아줍니다. 정부가 이 빚을 갚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나와 상관없는 회사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데 돈을 쓰는 걸까요? 그것은 ‘국가신용도’가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어떤 국가의 기업이나 채권에 투자할지 말지 결정하는 평가 척도로 국가신용도를 봅니다. 국가신용도는 한 국가가 대외 거래를 지속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투자하고자 하는 국가의 국가신용도가 좋다는 말은 해당국 정부가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신용이 흔들리는 상태에 빠질 리스크가 적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97년의 한국은 국가신용도가 어땠을까요? 당시 우리나라는 연말 만기에 대외 단기부채를 갚아야 하는데 써야 할 외환보유액이 부족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엔저로 수출이 불리해지고 엔고 때 벌어들였던 돈을 외형 위주의 경영으로 돌린 기업들이 경영난에 빠지고 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뒤이어 기업들에게 낮은 금리로 거액의 돈을 대출해 줬던 종금사(종합 금융사)들과 은행들 마저 기업들이 빚을 갚지 못하자 연쇄 도산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외채를 갚아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시 김영삼 정부는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고정환율제도’란 정부가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팔고 시중의 자국 화폐를 불려 금리가 인하되는 통화정책입니다. 쉽게 말해 정부가 환율에 직접 손을 대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무역수지 적자가 오래 지속될 경우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어 결국 IMF에 손을 벌리게 되는 결말을 맞습니다. 우리나라에 외환 위기가 오기 전 태국의 외환 위기 사태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당시 고정환율제도를 폐지하고 금리를 인상했다면 다른 결말을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IMF와 구조조정

    IMF(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란 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함께 자금을 출자해서 운영하는 국제금융기구입니다. 주로 각국의 국제 수지와 환율을 감시하면서 국제 금융 체계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만약 IMF 가입되어 있는 회원국이 경영난에 빠지면 급전을 빌려주지만 이후에 해당 국가의 경제 정책에 개입하고 빌려준 원금과 이자를 함께 회수합니다. 우리나라가 외환 위기에 빠졌을 때에도 서울에 IMF 사무국을 설치하고 우리 정부 경제정책에 개입하고 통제했습니다. 

     

    당시 IMF는 한국 경제 전반적인 구조조정 감행을 권고했습니다. 금리를 높이고 재정 지출을 줄여 어떻게든 저축을 하게 해서 무역수지를 흑자로 만들도록 권고했습니다. 금리를 높이고 재정 지출을 줄이면 어떻게 무역수지의 흑자로 이어질까요? 금리가 인상되고 재정 지출이 줄어들면 사람들은 높아진 대출 금리로 소비와 투자를 줄이게 됩니다. 소비가 줄어들어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 팔지 못한 재고품들이 쌓입니다. 또한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줄이니 해외로 돈이 유출되는 것이 줄어듭니다. 이때 남아도는 재고를 해외로 수출하면 대외 무역 수지를 개선할 기회가 생깁니다. 또한 금리가 인상되면 자국의 통화가치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을 막아 민생 경제에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방어합니다. 저축액이 쌓이면 어느 정도 소비할 여력이 생기고 기업들도 다시 활력을 얻고 생산과 투자, 고용을 늘려 경기가 회복됩니다.

     

    하지만 IMF의 경제 정책은 당장의 사람들에게 매우 치명적이었습니다. 채무가 많이 쌓여있거나 수익성이 낮은 기업들은 자산을 처분하고 인원을 감축해 빚을 갚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렇게 대대적인 실업 사태가 발생했고 당시 재계 서열 2위였던 대우 그룹이 해체되는 등, 국민 경제는 급진적인 긴축의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1999년 대우 그룹이 해체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전략은 외형 경영 혹은 부채 주도 성장을 폐기시키는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투자를 최소한 줄이고 최소한의 돈으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는 경영 흐름이 자리 잡았습니다.

     

    결국 한국의 경제는 1997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의 경제 분위기가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경제 성장이 바로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느낌을 쉽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외환위기와 IMF 개혁 이후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고용률은 경제 성장을 쉽게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1997년 이후 한국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3고 불황과 엔고 현상, 1997년 한국 경제에 외환위기가 찾아온 이유와 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던 정부의 정책, 그리고 IMF의 경제 개혁까지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엔 이어서 2000년대 이후의 경기 흐름과 한국의 경제사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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