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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란?(1) : 장기금융시장, 단기금융시장, 콜, CP, CD, RP, CMA경제 기초 2024. 4. 11. 07:23
금융시장이란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금융 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을 말합니다. 금융시장은 거래하는 기간에 따라서 장기금융시장과 단기금융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고 금융 거래 방식에 따라서 직접금융시장과 간접금융시장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장기금융시장
장기금융시장은 상환해야 하는 만기가 1년 이상인 자금을 주로 거래하는 시장입니다. 기업이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상업용 자본은 주로 장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 자본을 거래하는 일이 많아 장기금융시장을 '자본시장'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자본시장의 주된 무대는 증권시장입니다. 즉, 장기금융시장이라고 하면 자본시장과 증권시장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장기금융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상품은 주식과 채권입니다. 기업들이 거대한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이 두 가지 증권을 발행하지만 주식과 채권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주식을 발행하는 주체는 주식회사 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채권은 주식회사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과 같은 무겁고 강한 주체들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단기금융시장
단기금융시장은 '단기자본시장'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단기금융시장 안에서는 보통 정부나 기업, 금융기관 같이 덩치가 크고 신용도가 좋은 주체들이 참여해서 단기로 자금 거래를 합니다.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 거래를 할 때 주로 다루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콜, CP, CD, RP, CMA가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금융상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콜
콜은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기관들이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해질 때 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리는, 만기가 매우 짧은 거액의 자금입니다. '콜'(call)이라는 말이 다른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리고자 요청하는 것으로부터 유래된 말입니다. 만기 기한은 하루에서 30일까지 정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침에 빌리면 오후에 갚는 식으로 하루를 만기로 정합니다. 하루 만기로 콜 거래를 하면 이 자금에도 금리가 붙습니다. 이 금리를 '콜금리'(call rate)라고 부르는데 콜금리가 바로 단기금융시장의 대표성을 띄는 금리가 됩니다.
한국은행이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통화 정책을 펼칠 때 콜금리는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금융시장 안에서는 단기금리가 움직일 때 중기 금리, 장기 금리가 이어서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콜금리가 변동하면 단기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영향을 받고 순차적으로 장기금융시장의 금리가 바뀝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정할 때 콜금리로 금융시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콜금리를 기준금리 수준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CP
CP란 기업어음(commercial paper)입니다. 콜이 은행이나 증권사가 돈을 빌리는 것이라면 CP는 기업이 단기로 돈을 빌리고자 할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기업어음은 이때 사용하는 담보 증서입니다. CP는 기업이 채무자가 되어 채권자에게 돈을 갚을 지급일과 빌릴 액수를 적은 외상 거래 증서입니다. 이를 발행한 기업은 지급일까지 어음 대금을 은행 계좌에 넣어두고 지급일이 되면 채권자가 은행 계좌에서 어음 대금을 빼갈 수 있습니다.
보통은 채권자가 지급일이 되어야 빌려준 돈을 빼갈 수 있지만 지금일 전에 CP를 다른 금융기관에 팔고자 하면 현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지급일 전에 CP를 팔게 된다면 약속된 어음 금액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를 '어음 할인'이라고 합니다. 채권자로부터 CP를 할인해서 구매한 금융기관들은 해당 CP에 설정된 만기일까지 가지고 있다가 제값에 팔고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CP는 주로 지급일(상환 만기일)을 6개월 이내로 정해서 발행합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CP의 금리 또한 단기금융시장의 금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합니다.
CD
CD는 양도성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입니다. 쉽게 말해, CD는 은행 정기 예금 계좌를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무기명 예금증서입니다. CP가 기업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라면 CD는 은행이 영업 자금을 구하기 위해 만든 상품입니다. CD의 상환 만기일은 주로 30일 이상이며 주로 91 일물로 거래가 됩니다. 만기 91일짜리 CD는 만기 91일짜리 CP와 함께 단기금융시장 금리 지표로서 활용됩니다.
CD는 다른 예금 상품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보통 은행의 정기 예금 통장은 매매를 할 수 없게끔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CD는 예금 만기일 전에 판매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금융상품들처럼 만기일 전에 거래하게 되면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정기 예금보다는 훨씬 자유롭게 자금 융통을 할 수 있습니다.
RP
RP는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입니다. 여기서 '환매 조건부'란 되사는 데 조건을 붙인다는 뜻입니다. 즉, 환매조건부채권이란 채권을 발행할 때 발행자가 일정 기간 이후에 되사는 조건을 붙인 채권을 의미합니다.
RP를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주체는 주로 증권사입니다. 증권사들은 단기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서 RP를 발행했다가 일정 기간 이후에 다시 사기도 하고 RP를 샀다가 일정 기간 이후에 다시 되파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금융 규모가 큰 증권사들은 평소 채권을 많이 사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채권들은 주로 장기채인데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이 장기 채권들을 만기일 이전에 판매하게 되면 만기 상환액보다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때 만약 채권을 RP로 매매하게 된다면 가지고 있는 채권을 잃지 않고도 현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RP는 보유하고 있는 채권들을 활용해서 단기자금을 굴리는데 매우 유용한 수단입니다. RP는 채권을 담보로 해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RP를 잃지 않고 여유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RP는 단기금융시장에서 매력적인 상품으로 통합니다.
한국은행은 시중금리를 잡기 위해 공개시장 안에서 RP를 운용하기도 합니다. 한국은행은 매주 RP 거래 시장을 여는데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주로 7 일물 RP를 거래합니다. 한국은행의 금통위가 만약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면 한국은행은 금융기관들에게 RP를 판매합니다. 금융기관들이 RP를 사면 시중의 자금들은 한국은행으로 흡수됩니다. 시중에는 자금이 부족해지니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가 오르게 됩니다. 이런 원리로 만약 콜금리가 기준금리 수준까지 오르게 되면 단기시장금리와 이어서 장기시장금리까지 오르게 되어 시중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면 한국은행은 목표를 달성한 것입니다.
CMA
CMA는 종합자산관리계좌(cash management account)라고도 부릅니다. 주로 증권사가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만약 고객이 CMA 통장에 돈을 맡기게 되면 증권사는 이 돈으로 기업어음을 할인해서 매입했다가 단기채권을 매매해서 차익을 얻는 방식으로 자금을 융통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득입니다. 기업은 CMA를 통해 자신들이 발행하는 기업어음을 증권사가 매입해 줬기 때문에 단기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CMA는 계좌를 사용하는 예금자에게도 좋은 상품입니다. CMA는 중도 해지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수시로 입출금을 해도 이자가 깎이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좌를 통해 세금이나 공과금 납부, 이체뿐만 아니라 주식이나 채권 거래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CMA로 CP나 CD 같은 단기 거래 상품도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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